오늘 Kindle Fire를 받았습니다. 제 물건은 아니지만 허락을 받고 개봉을 한 후 조금 사용을 했습니다. 이미 해외 IT 블로그나 뉴스 등에서 관련 리뷰나 소식을 볼 수 있으니 자세한 리뷰를 그쪽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 이 제품을 가지고 논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아서 겉핡기식 이야기만 할듯 합니다. ^^


패키징

기존 Kindle 시리즈처럼 제품 박스 그대로 배송됩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정말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데 박스를 모으시는 분들에게 이런 유형의 포장은 가치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환경을 생각하는 부분도 있어 개인적으로는 참신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스를 개봉하면 상단에는 한 장의 설명서와 Kindle Fire를 볼 수 있습니다. 무척 심플한 구성이네요. Kindle Fire를 꺼내면 하단에는 충전기가 있습니다. Kindle Fire 구성품에 USB는 없습니다.


디자인 / 하드웨어

손에 잡았을 때의 느낌입니다. 7인치 LCD에 408g의 무게를 가지고 있어 두 손으로 잡기 적당한 사이즈에 무게감도 적당합니다. 한 손으로 들고 오랫동안 사용해도 아무런 부담이 없을 정도로요. 뒷면은 고무 느낌의 재질로 되어있어 그립감을 더욱 올려줍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너무 개성이 없습니다. RIM의 PlayBook과 흡사한 느낌인데 더 심플하죠. 하단의 베젤이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두꺼운데 조금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하단에 버튼이 있는 것도 아닌에 왜 그런건지 전혀 예측 할 수가 없네요. 상단에는 스테레오 스피커가 양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음질은 그냥 무난한 수준입니다.

이 제품은 버튼이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하단에 보면 3.5mm 이어폰 잭, Micro USB 단자, 그리고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이 전원버튼은 충전 중일 때 빨간불과 초록불이 들어와 충전 상태를 알려줍니다. 개인적으로 전원 버튼이 하단에 있어 그립감에 불편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가로로 잡고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볼 때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볼륨 버튼도 존재하지 않아 OS 내에서 조절을 해야 합니다. 또한 외장 메모리 슬랏도 없어 용량을 늘릴 수도 없습니다(Kindle Fire는 8GB 용량을 기본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Kindle Fire는 흔한 GPS나 마이크, 블루투스 등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로 인해 Google 인증을 받지 못했고 Android Market이 없습니다. 물론 Amazon Appstore가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앱은 무척 제한적입니다. 
 


첫 셋업 / 디스플레이

첫 셋업 과정은 무척 단순합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Kindle Fire 로고가 나오고 바로 기본적인 셋업 과정을 거칩니다. 우선 무선 인터넷을 연결하고 Amazon 계정 정보를 입력합니다. 그 후 새로운 펌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은 건너뛸 수 있습니다.  
 


Kindle Fire는 7인치 1024 x 600 LCD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픽셀이 눈에 띄긴 하지만 일반적인 작업에서는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습니다. 무척 깔끔하고 그냥 딱 좋은 것 같네요.

 

OS

Kindle Fire는 Android 기반입니다. 하지만 Amazon의 엄청난 커스토마이징 덕분에 안드로이드 OS라기 보단 
Kindle Fire OS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첫 화면부터 많이 다릅니다. 첫 화면에는 사용자가 최근에 이용한 것들(음악, 앱, 책, 동영상 등)을 볼 수 있으며 이는 사용자가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 없습니다. 하단엔 사용자가 즐겨보는 책이나 잡지, 또는 앱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위젯은 지원하지 않고 상단의 Notification 바도 바뀌었습니다. 기존엔 위에서 아래로 내려야 나왔는데 Kindle Fire에서는 상단 왼쪽을 터치해야 나옵니다. 또한 설정도 상단 오른쪽을 탭하면 간단한 설정을 할 수 있고 'More' 버튼을 눌러 안드로이드같은 설정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 또한 아마존이 상당히 많이 건드렸습니다). 

Kindle Fire를 사용하면서 느낌 점은 '느리다'였습니다. Kindle Fire는 1GHz 듀얼코어 CPU와 512MB RAM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빠릿한 반응을 기대했는데 터치를 하면 반응을 안 할때도 있고 굼뜬 느김이 너무 심합니다. Amazon이 최적화를 덜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기존 안드로이드처럼 램 정리를 하고 싶어도 Kindle Fire 내에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Amazon Appstore에서 받지 않는 한 RAM에 대해선 어떻게 할 방법이 없더군요. 이 터치감으로 PvZ와 Bejewled 2를 해봤는데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오질 못하더군요. Kindle Fire로 게임을 하긴 무리일 것 같습니다.

Amazon이 아무리 많이 건들였다고는 하지만 안드로이드 기반인지라 어쩔 수 없이 안드로이드 특유의 UI를 보게 될 상황이 생깁니다. 하단엔 역시 뒤로가기 버튼과 메뉴 버튼, 검색 버튼이 있고 추가로 하단 왼쪽에는 Home 버튼도 있습니다. 이 버튼들은 Amazon의 Built-In 앱을 사용할 때는 언제나 나와있지만 다른 서드파티 앱들을 사용하면 아래에 숨겨지게 됩니다. 이 버튼들을 사용하려면 하단의 화살표 버튼을 터치해서 버튼들을 열어야 하는데 무척 불편합니다.

가장 아쉬운 건 다름 아닌 앱입니다. 
Kindle Fire는 7인치 타블렛인데 진저브레드 2.3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Amazon Appstore를 지원하고 기존의 Android Market은 아예 빠져있습니다. 결국 타블렛으로 스마트폰용 앱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Kindle Fire는 1024 x 600 해상도를 지원해서 기존 스마트폰 앱들의 이미지가 무척 뿌옅습니다. Amazon Appstore가 언제 타블렛용 앱들을 지원할지는 알 수 없으나 허니컴 SDK는 아예 공개도 되지 않았고 ICS는 아직 제대로 배포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Kindle Fire를 위한 앱을 보기 위해선 개발자들이 오직 Kindle Fire를 위한 앱을 개발해야 합니다.

 

Amazon Integration

가장 흥미를 가졌던 부분이고 역시 다른 건 몰라도 이부분은 너무나도 잘 되어있는 
Kindle Fire입니다. Kindle Fire의 Built-In 앱들의 대부분은 Amazon의 마켓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음악, 책, 비디오, 등 Amazon의 컨텐츠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마존의 Cloud 시스템을 탑재해서 무선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면 굳이 책이나 비디오, 음악 등을 다운로드 받지 않아서 클라우드에서 듣고 볼 수 있습니다. 각 앱마다 상단 오른쪽에 'Store' 버튼이 있어 언제나 쉽게 Amazon 컨텐츠를 볼 수 있게 해놨고 아마존의 1-Click-Buy 시스템도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또한 Amazon Prime 멤버는 'Rent'를 지원하는 책을 무료로 빌릴 수 있고 영화나 티비쇼 등 무료로 제공하는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글

Kindle Fire는 한글 출력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입력은 되지 않습니다. 설정에 별도의 다국어 옵션이 없고 유일한 방법인 Amazon Appstore에는 한글 키보드가 없습니다. 루팅을 해서 바꾸는 바꾸는 방법 말곤 한글을 입력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또한 Silk Browser를 이용해서 한글을 보면 확대를 하지 않는 한 글자를 제대로 알아보기 무척 힘듭니다. 음악 앱에서의 한글 출력은 나쁘지 않으나 브라우저에서는 확대를 해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총평 / 소감

Kindle Fire
는 저 뿐만 아니라 국내 유저에게는 쓸데없는 기기입니다. 이걸 구입하고 15분 정도 사용하다 보면 '내가 이걸 왜 샀을까..' 하고 후회할 제품입니다. Kindle Fire는 Amazon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기기입니다. 우리나라엔 Amazon이 없이 때문에 이 기기는 무의미 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제품은 아이패드와 대적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의 성격 자체가 아이패드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이패드는 고사양과 다양한 앱, 악세사리로 컨텐츠 소비 외 다른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지만 Kindle Fire는 그렇지 못합니다. 듀얼코어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제원이 현저하게 부족하고 모든 기능이 Amazon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앱 조차도 Amazon을 거치지 않으면 다운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루팅을 해서 커스텀 펌웨어를 올리더라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카메라도 없고, GPS도 없으며, 블루투스도 없습니다. 이런 제품에 커스텀 펌웨어를 올리는 것 조차도 무의미합니다. 
책만을 읽기 위해서, 또는 간단히 음악과 동영상을 들을 용도로 사신다는 핑계도 먹히지 않습니다. 책만 본다면 모르겠지만 음악과 동영상을 모두 담기엔 8GB는 넉넉한 공간이 아니지요.

이 제품은 Amazon Prime 충성고객에게나 어울리는 타블렛입니다. 그냥 안드로이드, iOS 그런거 모르고 단순히 Amazon이 제공하는 컨텐츠만을 소비하는 유저를 타게팅한 제품입니다. 심지어 Amazon Appstore도 Kindle Fire에겐 형편없긴 마찬가지입니다(사실 Amazon은 앱쪽에 별로 신경을 쓸 것 같지 않습니다). 그저 책, 음악, 비디오, 그리고 Amazon을 이용한 쇼핑을 위한 타블렛으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OS 자체가 버벅거림이 좀 있고 최적화가 덜 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아마존 충성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Amazon Fire에 관심이 있으셨다면 그 관심을 꺼버리는 데 이 글이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이 타블렛으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으니까요. 물론 미국에 계시고 Amazon에서 많은 컨텐츠(음악, 비디오, 책)들을 구입해오셨다면 Kindle Fire는 그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아주 적당한 타블렛입니다. 

장점
저렴한 가격
꽤 괜찮은 스테레오 스피 커
깔끔한 디스플레이
Amazon Intrgration

단점
최적화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한글 입/출력

6.5/10